'아는 만큼 보인다.'
요즘 부쩍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머리 속에 맴돈다.

유홍준씨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유행시켰다.
(나는 아직 이 책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말만은 참말로 통찰력 있는 표현이다.
최근에 온몸으로 이 말을 체험 중이기 때문이다.

창조 인생공부를 수행 중이거나 꽤 마스터된 영혼들이 또는 아직 시작도 못한 영혼들이 내 삶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경계를 허물고 넘실거리는 장맛 속 둑방 넘은 물길처럼.
어디가 시작이랄 것도 없이 온통 흘러넘친다.
둑이 버틸 수 있는 경계선을 넘어서는 그 순간부터 줄곧.

과거에도 내 삶에 셀 수 조차 없이 나타났을 창조의 기회들과 마스터들.
이제는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이 모습은 마치 신이 지난날 놓쳐버린 그 만큼을 얹어서 아직 익히지 못해 밀려있는 공부들을 한꺼번에 줄줄이 보내주는 듯하다.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나머지 공부를 위해 친구 집에서 점심을 챙겨먹고 다시 학교를 투벅투벅 걸어갈 때 느끼던 감정과 어렴풋이 닮아있다.
나머지 공부의 부담이 없는 것 아니었지만, 단짝 친구와 함께 걷을 수 있었기에 즐겁기도 하였고 선생님과 소수정예의 몇 안되는 친구들과의 오붓한 시간도 그리 싫지는 않았다.
그 시절도 그러했지만 지금은 그래서 더욱 감사하고 기쁘다.

창조 공부 속성 중 가장 주요한 한 가지 패턴.
정말로 뛰어난 창조력, 예술적 재능, 창작력, 가창력 등 소위 끼를 갖고 있지만 나만은 아니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여긴다.
자기 가정의 그 골이 너무 깊어서였을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의 재능조차 보지 못했던 우둔함을 책망한다.

그래도 감사하고 기쁘다.
이제는 나도 볼 수 있고, 남들도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
'안다는 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안다는 것.
'본다는 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본다는 것.
'있는 그대로'를 알고 본다는 것은 현재 존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영혼으로 알고 본다는 것.
'영혼으로 알고 본다는 건' 그 외피에 현혹되지 않고, 본질과 하나됨의 상태.
오직 영혼의 존재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상대를 바라볼 때 드러나는 놀랍고 경이로운 실체들!
그리고 그 실체가 지니고 있는 위대한 창조력과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선명하게 보이는 재능들!

이것이 바로 창조 인생공부를 수행 중인 나와 당신의 영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 모든 창조력과 재능이 나에겐 보이지 않고, 설사 그것이 존재한다고 인식하더라도 창조적 표현과 재능 발휘를 할 수 없다고 부정하는 것.
이또한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중 하나임도 틀림없다.
맹점이라 불리는 영혼으로서의 내가 설정한 감사하고 경이로운 체험의 도구, 존재됨의 촉진재!